자신의 일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? 얼마 전, 직장 동료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. "저는 일이 재미있다는 사람이 너무 궁금해요. 어떻게 일이 재미있을 수 있죠?" 학창 시절 언젠가 "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,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?"라는 주제로 토론을 한 적이 있는데,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. 누군가는 '좋아하는 일을 하면 잘하게 된다'라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고, 누군가는 되려 '일을 잘하게 되면 좋아하게 된다'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. 그러나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조금 다른 질문인지도 모르겠다.
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한다. "Tap dancing to work"이라는 격언으로 대변되는 워렌 버핏의 철학은 '너무 좋아해서 탭 댄스를 추면서 출근할 정도의 일을 해야 한다'라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. 그 밖에도 많은 CEO가 어린 시절의 관심사나 좋아하는 일에서 시작해서 거대한 규모의 회사를 세우는 식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.
그러나 '극히 일부의 탁월한 사람들만 일에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'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고 싶지는 않다. '프로페셔널의 조건'에서 피터 드러커는 다음과 같은 명제를 남겼다.
지식근로자의 성과와 성취, 그리고 만족의 수준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목표 달성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.
드러커에 따르면, 우리가 일을 하는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면, 우리의 만족 수준은 증가하지 않는다. 그러나 지식 노동은 본질적으로 성과가 될 만한 어떤 것을 생산하지 않는다. 그것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산물을 창출하는 데 이용했을 때 가치를 가진다.
따라서 지식 노동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은 "무엇을 수행하려 하는가?" 그리고 "왜 그것을 해야 하는가?"이다. 결국, 이러한 추론을 통해 볼 때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은 이후에도 그 일을 좋아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.
이 맥락에서 던져볼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:
평생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까?
얼마 전, 친구의 어머니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. 어머니께서는 중학교 수학 교사였는데 얼마 전 은퇴를 하셨다고 했다. 어느 날, 어머니께서 '수학의 정석'을 사서 매일 몇십 쪽을 혼자 풀고 계셨다는 것이다. 혼자 집에 계시는 게 심심한 탓도 있겠지만, 그보다 수학 문제 푸는 게 너무 재미있다며 매일 문제를 풀어나가셨다. 그러다 우연히 학생 하나를 과외하면서 다시 수학을 가르치게 되었고, 학생의 성적이 너무 잘 오르는 바람에 이제는 하루가 부족할 정도로 과외 요청을 받으며, 수학 교사로 일할 때보다 훨씬 큰돈을 버신다고 하셨다.
드러커는 평균 근로 수명이 50년쯤 될 것이며, 한 가지가 아닌 여러 직업을 가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예측했다. 우리가 평생 하나도 아닌 두 개 이상의 직업을 가져야 한다면, 적어도 하나 이상은 좋아하고 그래서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?
"프로페셔널의 조건"을 읽으면서 한가지 얻은 확신이 있다. 자신의 강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. 이 확신은 제로 투 원에서도, 워렌 버핏의 주주 서한에서도 얻었던 확신을 재확인한 것이다.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.
드러커의 관점과 나의 경험들을 종합해 보면,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. 우리는 무엇이든 미친 듯이 좋아하는 경험을 해야만 한다.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에 우리의 시간의 대부분을 사용해야 한다. 드러커는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:
시간이야말로 평등한 자원이다. 효과적인 사람들은 시간이 한정된 요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. 시간은 다른 자원과 달리 한정된 자원이다. 시간은 빌릴 수도, 고용할 수도, 구매할 수도, 혹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소유할 수도 없다.
정리하자면, '프로페셔널의 조건'은 지식노동자로서 어떻게 일을 바라봐야 하는지, 그리고 어떻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. 드러커의 관점에서 지식 노동자는 스스로 좋은 성과를 내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. 이 의지가 없다고 해서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. 그러나 내 견해는 현대인들에게 일과 삶의 만족은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다는 것이다. 결국,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 그 자체가 만족스러운 삶의 필요조건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을 것이다.